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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읽었던 소설 속의 집

경기도 일산 서구 대화동. 한적하고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한 복층 구조의 빌라는 잘 관리된 오랜 나무 계단과 대리석 벽난로가 인상적인 집이다. 첫눈에 반해 서울 살이를 포기하게 만든 이곳은 쌍둥이 포토그래퍼 듀오 나승+나진과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스타일리스트 김아람을 친구에서 가족의 연으로 이어준 특별한 공간이기도 하다. 이들은 이 집을 어릴 적 읽었던 어느 빛 바랜 기억 속 소설 속의 집으로 소개했다.

따로 또 같이 사는 법

친구에서 가족으로

아버지를 급작스럽게 병으로 떠나 보낸 김아람씨가 어머님이 홀로 계시는 파주 근처로 이사올 집을 알아보게 되었어요. 그때 나승 씨가 함께 집을 봐주었고 보자마자 놓치고 싶지 않은 이 집을 만나게 되었어요. 친구에서 연인으로 감정이 싹트고 있던 때라 자연스럽게 '우리 같이 이 집에 살까?'로 발전하게 되었고 서울의 집과 스튜디오를 정리하고 이곳으로 오게 되었어요. 나승 씨의 쌍둥이 동생 나진 씨도 함께 살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나승 씨 없이 혼자는 절대 못 살겠다는 나진 씨의 깊고 긴 외로움이었죠.

친구인 듯 가족인 세 사람이 함께 산다는 것

부부와 시동생이 함께 사는 이 집이 복층 구조라 좋은 점은 서로 감정의 골이 깊을 때 물리적인 거리를 둘 수 있다는 점이에요. 눈에서 좀 안보여야 사람이 서운한 것도 잊고 그래요. 우연히 기사에서 읽은 내용인데 가장 이상적인 자녀의 양육조건은 2층에 자녀 방을 두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오랜 친구에서 가족이 된 우리 셋이지만 각 개인은 자신만의 공간과 영역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공간을 할용하는 법

거실과 부엌은 공동 작업실로 공유하고 1층 방은 김아람씨의 개인 공간과 창고, 그리고 2층은 나승, 나진 씨의 공간으로 사용해요. 결혼 후에 형제가 함께 사는 것도 드문 일이고, 부부와 시동생이 함께 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더욱 놀라운 건 쌍둥이 형제가 아직도 방을 함께 쓰는 정말 독특한 우애를 자랑(?)한다는 것이에요.

세 사람의 취향이 더해지면

집에 물건을 들일 때 특별히 신경 쓰는 것

우리 모두 물건을 좋아하지만 딱히 특정 브랜드나 고집하는 스타일이 있지는 않아요. 그 때문인지 빈티지 가구와 소품을 좋아하는 김아람, 쓸모 위주로 물건을 들이는 나진과 나승 씨의 살림이 합쳐졌을 때 이질감 없이 섞일 수 있던 것 같아요. 집에서 가장 큰 가구들은 '매터 앤 매터' 제품으로 나승+나진 씨가 제품 촬영을 대신해 받은 품앗이 아이템인데 원목가구라 손때가 타고 시간이 흐를수록 느낌이 달라집니다.

집에서 가장 큰 돈을 투자한 것

기쁨도 슬픔도 무엇을 먹느냐에 달렸어요. 무조건 돈을 아끼지 않는 부분이 식재료와 여행 경비에요. 한 번 맛본 음식도 제법 비슷하게 조리해 내는 나승씨의 요리 솜씨 덕분에 장 보는 일이 더 즐거운 이유도 있어요. 물건은 책에 가장 큰 돈을 투자해요. 집안 곳곳 수 없이 쌓여가는 잡지와 책들. 21세기에 책을 실물로 소유해야 직성이 풀리는 건 왜 그런 걸까 우리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을 해 보지만 아직도 적당한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집과 함께 바뀐 일상

여가시간

여가시간에는 개별적인 시간을 보내요. 나승과 나진 씨는 계피와 산책하고 놀아주거나 식재료를 체크하고요, 김아람 씨는 집안을 청소하고 정돈해요. 형제가 별 하릴없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도보로 2분 거리에 촬영만을 위한 별도의 스튜디오가 있긴 하지만, 집과 작업실이 합쳐진 지금은 외부 활동이 거의 없어 외출을 하면 묘하게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집이 가져다 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서울과 다소 떨어진 경기도 일산으로 이사를 온 이후에는 셋이 예쁘게 차려 입고 한 달에 한 번 서울 구경을 하는 것이 가족 행사가 되었어요. 문화의 날에는 잊지 않고 갤러리를 순회하거나 영화를 봐요. 서울을 떠나보니 알게 된 일상의 이벤트로 한 발짝 벗어나면 특별해지는 것들을 경험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집에 이사 온 후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복층 구조에 넓은 집이라 강아지가 답답하지 않게 살 수 있는 환경이라 가능했던 결정이었죠.

궁극적인 집의 형태

우리에게 집이란 쉼의 공간이자 협업의 인큐베이터에요. 방이 1층에 3개 2층에 3개 있는데, 2층 방 하나는 손님 방이에요. 우리가 할 수 없는 작업에 필요한 영역의 멤버가 합류해 가끔 머물러요. 고전적 의미의 아티스트들은 혼자 작업했지만 이제는 협업의 시대에요. 정보도 너무 많고 처리해야 할 아웃풋도 홀로 감당이 되지 않죠.

궁극적인 가족의 형태

대부분의 상처는 상투적인 것에서 오죠. 가족이라면 반드시 사랑해야 하고, 무조건 보듬어야 하는 등의 조건 같은 것들이요. 우리는 상투적인 것에서 오는 부담감 혹은 불필요한 역할에 얽매이지 않는 관계를 꿈꾸고 지켜가는 '뉴패밀리'를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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